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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전승환

날씨의 색

구름이  자욱이 깔린  어느 날처럼  내마음도  그런 날이 있다  마음속 설렘은  사라지고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그런 날   햇살이 따사로운 날보다  흐린 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감정선을 풀어 놓는 것처럼

어쩌면  많은  이들이 흐리고  스산한 날에  마음이  더  갈지도 모르겠다   이런 날에 겪었을 크고 작은  기억들이

누구에게 나  하나쯤 있을테니까  ,,,,,

흐린 날에는  그다지  좋은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외로 웠던 기억  이별했던  기억  고독의  잔상들이

내 머릿속을  부유한다   그렇게 날씨의  색에  내모든  신경이  물들어 간다

분명  먹구름을 파헤쳐  보면  맑고 파란 하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어떤 날은 회색빛이

난무하는 흐린 날이   내마음속에  더 깊이  자리할때가  있다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날씨의 색깔을  띤다   늘 화창한  색을 띤  사람을 만나면   유쾌하고   행복하지만  흐린 날의

색을  띤  사람을  만날  때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동질감  이  있다

그와  나는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묵묵히  각자의 생각에  빠져  하염없이  침묵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지하철 안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다양한  날씨의  색깔이 숨어 있다   그중 먹구름 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이의 표정을 보았다  무언가  단단히  기분이 나빠진  모양이다   그래도  엄마 옆에서

울기보다  저렇게  조용히  자기의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아이라니   얼마나  신기한가

그렇게  몇정거장  지나도록   그 아이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이는  엄마에게  대뜸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

  엄마  난 지금  무척 마음이  아파요

응?  그 장난감을  안사준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

아니요  장난감은  못 살수 있는데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줬으면  했어요  어떤 기분인데?

오늘  날씨 같은 기분이요

아이의  어머니는 피식 웃으며  아이를  안아 주었다  오늘 날씨  같은 기분이라니   어떤 상황인지는

잘몰라도 흐린  날이었기에  공감할수  있는 느낌이었다

가끔  나는 장마철 처럼  우울한 날씨가  좋을 때도  있고  화창한  날이 좋을때도  있다

우리의 마음은 날씨와 같아서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그때의 상황과  기분  장소에 따라 수천가지 색깔을 띠기도 한다

늘  좋았던  날보다  흐린 날에  마음이 가는 이유는  외로움을  참아  낼 수 있는  면역력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감정을  조금은  즐길 수 있는  나이여서 일지도 모른다   물론  매일같이  흐린 날이거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한  날이  내 감정선을  건드리면  힘들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스스로 위안을 삼는  그런  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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